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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을 볼 때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을 표현하는 불쾌한 골짜기 (uncanny valley)에 대하여

by kuchiwuchi 2023.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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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로봇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아지고 있다. 인구 감소는 노동인구의 감소를 가져오고 그걸 보충하기 위해서 우리 사회 곳곳에 로봇을 쓰자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과연 로봇은 인간의 모든 노동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인가? 과연 어디까지 인간과 비슷하게 따라올 수 있을 것인가?  그 와중에 불쾌한 골짜기라는 이론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불쾌한 골짜기 (uncanny valley) 

 

"불쾌한 골짜기"현상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인간이 인간이 아닌 로봇이나 다른 존재를 볼 때 인간과의 유사성이 높을수록 호감도도 높아지지만 너무 닮은 수준에 다다르면 오히려 불쾌감을 느낀다는 이론이다.

 

1970년 일본의 로봇공학자 모리 마사히로에 의해 소개되었는데 1906년 에른스트 옌치의 논문에서 더욱 정교하게 발전되어 알려지게 된 로봇공학 이론이다. 

 

로봇공학자 모리의 이론에 따르면, 로봇이 점점 더 사람의 모습과 흡사해질수록 인간이 로봇에 대해 느끼는 호감도가 증가하다가 어느 정도에 도달하게 되면 갑자기 강한 거부감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로봇의 외모와 행동이 인간과 거의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면 호감도는 다시 증가하여 인간이 인간에 대해 느끼는 감정의 수준까지 접근하게 된다. 이때 '인간과 흡사한' 로봇과 '인간과 거의 똑같은' 로봇 사이에 존재하는 로봇의 모습과 행동에 의해 느껴지는 거부감이 존재하는 영역을 불쾌한 골짜기 (uncanny valley)라고 한다. 

 

초반에는 인간과 닮지 않은 로봇이기 때문에 인간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더욱 쉽게 드러나고 호감도도 생기지만 로봇이 발전하여 너무 인간처럼 보이게 되면 사람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상하다라고 느끼고 오싹함을 느끼는 것이다.

 

이렇게 느끼는 감정은 로봇뿐이 아니라  집단에 이롭지 못한 병자이거나 정신이상자를 본능적으로 식별하고 배제하려는 수단으로 진화되었다고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나에게 이 이론은 단순히 로봇공학 이론이 아니라 인간심리 이론으로 다가왔다. 집단에서의 인간 행동일 수도 있고 개인과 개인과의 관계에서 나타날 수도 있다. 나와 비슷한 사람에게 느끼는 호감도, 그러나 나와 너무 닮거나 혹은 나보다 더 뛰어나서 나에게 위협이 될 거라고 느끼는 순간에는 뭔가 경계심이 발동하게 되는 것이다. 집단에서 또한 나타난다. 같은 생각이나 이념을 가진 집단들이 서로 연합하고 견제하는 과정 중에 나타나는 것이다. 아니면 집단에 해가 될 것 같은 병자나 약자들을 처음에는 조금 받아들여 수용하는 듯하지만 중간에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 완전히 제거(?)해버리는 식으로 나타난다든가. 결국 모든 것은 이기심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뛰어나고 싶은 나, 경쟁에서 이기고 싶은 나, 상대보다 우월하고 싶은 나. 나와 닮지 않은 것은 무조건 배척하고 무시하는 나... 와 그리고 당신!

 

로봇이 인간의 모든 노동을 가져가 버려 인간의 자리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얘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나왔다. 그런데 식당이나 서비스업에서 로봇들이 등장하는 속도가 빨라지는 걸 보면서 영화에서 나오던 것들이 머지않아 실현될 수 있겠구나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아직은 인간의 능력을 믿고 싶은 것은 내가 인간이기 때문에 편중심리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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