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아시아에서 따뜻한 물을 마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겨울에도 차가운 물을 찾는데 다른 나라에서는 안 그렇던데 진짜 한국인이 성질 급하고 열이 많아서 그런 걸까요? 오늘은 찬물을 마시는 나라와 뜨거운 물을 마시는 나라에 대해 얘기해 볼게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찬물을 좋아할까요?
중국으로 여행을 해 본 분들은 다 한 번씩은 경험해 봤을 겁니다. 한여름에도 식당에서 뜨거운 차를 내주는 것을요. 아무리 찬물을 달라고 요청해도 절대 한국인이 원하는 얼음이 들어간 시원한 물을 마실수는 없지요. 심지어는 찬물을 찾아볼 수 없는 곳이 많습니다. 반면 중국사람들은 우리나라에 와서 뜨거운 물을 안 준다고 매번 요청하지요. 뜨거운 물을 달라고.
중국인들은 한 여름에도 뜨거운 물을 마시고 한국인은 한 겨울에도 차가운 물을 마시지요. 그리곤 서로 찬물이 몸에 좋다 뜨거운 물이 건강에 좋다고 주장하곤 합니다.
중국에서 더운 물을 마시게 된 것은 역사적인 이유와 정치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배는 무조건 따뜻해야 하고 차가운 게 들어가면 병이 난다 '라고 믿고 생활해 왔습니다. 중국 의학에서 찬물은 만병의 원인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렇게 교육받고 따뜻한 물을 마셔왔기 때문에 몸도 그쪽에 적응해서 중국인이나 동남아시아인들이 찬물을 마시면 배탈이 나거나 복통을 일으키곤 합니다.
원래부터 따뜻한 물을 더 좋다고 믿기도 했지만 결정적으로 19세기말 태평천국의 난으로 콜레라 감염병이 돌았는데 그때 중국 남부인 광둥 성 일부의 피해가 적은 이유가 물을 끓여 마셨기 때문이라는 소식이 들리면서 중국인 모두가 끓인 물을 맹신하게 됩니다. 그리고 국민당을 이끌던 장개석이 "신생활 운동"을 벌이면서 끓인 물을 마시는 것을 정책화했지요. 나중에 모택동이 전 국민이 생수가 아니라 끓인 물을 마시도록 이끌고 보온병을 제공하면서 아이들에게도 교육시키고 전 지역에서 끓인 물을 마시는 것이 의무화되고 정착화되었지요
이로 인해 " 영국인은 보온병 기술을 발명했고 독일인은 상업화했지만 중국인은 완성했다"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게 되었답니다. 중국에서는 모두 커다란 보온병을 하나씩 들고 출퇴근하는 모습이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인도에서도 예전부터 찬물이 몸에 나쁘고 뜨거운 물이 좋다라고 맹신하고 있습니다.
아랍이나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말레이시아,미얀마,몰디브, 아프가니스탄 등도 찬물을 피하는 나라들입니다.
찬물이 좋은지 뜨거운 물이 좋은지는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답니다. 의견이 분분하지요.
다만 찬물과 뜨거운 물을 마시게 된 이유는 수질의 차이에 있습니다
물을 끓여 마시는 더운 나라의 수질은 좋지 못합니다. 더운 나라이다보니 뷔페도 더 빨리 일어나니 조심해야 하지요
우리나라는 수질이 좋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그냥 생수를 마셔오다 보니 찬물을 더 선호하게 된 것이지요
세계에서 한국 일본 영국 북유럽 뉴질랜드 캐나다 정도에서만 수질이나 건강을 걱정하지 않고 물맛이 더 좋은 찬물을 마시게 된 것입니다. 석회질이 많아 수질이 좋지 못한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상수도 기술이 발전되어서 굳이 살균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 그냥 물을 마시게 된 거랍니다. 반면 중국이나 인도, 동남아시아 쪽은 상수도 기술도 시설을 마련할 돈도 없었기 때문에 물을 끓여서 살균하고 마시게 된 겁니다.
찬물이냐 뜨거운 물이냐는 결국 주어진 환경에 따라 변화되어 온 것이지요.
그런데 이것도 요새는 조금 변하고 있답니다.
서양에서는 차츰 탄산음료를 마시는 사람이 줄면서 상온의 생수를 마시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반면 중국이나 베트남 태국 같이 전통적으로 뜨거운 차를 선호하던 나라에서는 차가운 맥주와 얼음 소비량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젊은 층은 탄산음료와 차가운 맥주 선호도가 급격히 늘고 있어서 거리마다 커다란 콜라를 들고 다니며 마시는 젊은이들을 자주 볼 수 있답니다.
결국 우리나라 사람들이 찬물을 좋아하는 이유는 수질이 좋아서입니다. 어디서든 수돗물도 그냥 마셔도 되는 나라가 우리나라인 것을 참 다행으로 여겨야겠습니다.
댓글